내 혀 길이는 세 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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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로그 마이가든



2012/02/09 23:57

두리반, 오오 그곳은 사막의 오아시스 소소한 이야기

두리반은 하나의 상징과도 같은 곳이다. 두리반이 어떤 곳인지, 어떤 역사를 거쳐 지금 이 자리에 이렇게 들어서 있는지에 대해서는 시사잡지와 신문이 아주 잘 설명해줄 거라고 믿는다. 우리 모두의 힘으로 지켜낸 공간이라는 그 상징성은, 이제 '우리 모두의 공간', '우리들의 아지트'와도 같은 느낌이 되었다. 내가 이 곳을 찾은 날의 바로 전전날에는 국가보안법 피해자 박정근을 돕는 바자회가 바로 이 곳에서 열렸다. 요즘 한참 바쁘게 이곳 저곳 연대하고 다니는 정동영도 이 곳에 와 메시지 담은 포스트잇을 네 장이나 남겨놓았다.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이렇게 포스트잇들이 빼곡히 자리잡은 커다란 거울벽이다. 두리반을 지키는데 함께했던 이들은 물론, 알음알음 소문을 듣고 찾아온 이들, 지나가다 들린 이들도 저마다 남겨둔 것들이다. 바로 전전날에 국가보안법 피해자를 위한 바자회가 열렸던 탓인지, '간첩'을 자칭하는 이들이 붙여놓은 포스트잇이 몇 장 있었다. 주인 아주머니는 "왜 이렇게 간첩이 많이 찾아오는거야?"라고 하셨다.


왕만두, 4000원

이 곳이 알려진 것은 물론 세입자를 무일푼으로 쫓아내는 무자비한 행정집행과 그에 저항한, 그리고 승리한 역사 때문이지만, 그것만으로는 불충분하다.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틈만 나면 이 곳을 찾는 것은, 음식이 너무나도 맛있기 때문이다. 저 어마어마한 비주얼의 왕만두를 보라! 토실토실하게 꽉찬 속은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모종의 행복감을 준다. 특히 피가 마치 밀가루를 살짝 바른 듯이 얇아, 밀가루가 절반이라 한 입 먹으면 텁텁한 느낌만 주는 그런 왕만두들과는 기본적으로 다르다.


보쌈 정식, 7000원


두리반칼국수, 6000원

만두가 전부가 아니다. 트위터에서 가만히 타임라인을 지켜보고 있으면, 점심 즈음에는 꼭 누군가가 두리반 보쌈 수육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백이면 백 보쌈 예찬이다. 기름기가 쫙 빠진 담백한 수육에, 또 하나의 예찬 대상인 보쌈김치를 얹어 한 입에 넣으면 신선놀음이 따로 없다. 이날 함께한 일행에 채식주의자가 포함되어 있었지만, 그 채식마저도 잠깐 유보한 채 맛을 볼 수밖에 없었다고 하면 어느 정도인지 충분한 설명이 되었으리라.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두리반의 간판은 역시 칼국수다. 믿기지는 않겠지만, 위의 사진에 있는 것이 1인분이다. 바지락도 한 주먹 들어가 있다. 양부터 압도적이지만, 시원한 국물과 잘 붇지 않고 쫄깃한 면발의 맛은 어떻게 표현할 길이 없다.

빼곡한 응원과 찬양의 메시지 속에, 나도 한 장 써서 붙여두고 왔다. 왠지 꼭 한 마디 써서 붙여놔야만 할 것 같은 기분이었다.(...) 앞으로 뭔가 회식할 일이 있으면 무조건 두리반이 1순위다, 라고 다짐하며 가게를 나섰다.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아, 찾기가 좀 힘들다고 해서 써두는 찾아가는 길. 홍대입구역 9번 출구에서 나와서, 바로 왼쪽으로 꺾어 딱 한 블록 가세요. 던킨도넛 있는 사거리에서 오른쪽으로 꺾은 뒤 그 길로 쭉 가면 됩니다. 중간에 (지금은 롯데가 잡아먹은)옛 리치몬드 제과점 자리, 미스터도넛, 아비꼬 카레, 그리고 주차장이 있는데 이곳을 모두 지나서 조금 더 걸어가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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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하나또 2012/02/10 23:41 #

    앗! 저 왕만두는 굴림만두네요 ㅋㅋㅋ 만두 속을 만두피에 넣지 않고 밀가루에 굴려서 만드는 건데
    맛있어보이네요 언제 한 번 가봐야겠어요! ㅋㅋㅋㅋㅋ
  • 세치 2012/02/11 14:53 #

    앗 그런 방식이 따로 있는 건가요! 몰랐네요 ㅎㅎ
    정말 맛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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