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혀 길이는 세 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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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로그 마이가든



2010/10/01 13:02

잠꼬대 장미꽃 향기

원래는 내가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났고, 토순이는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났다. 항상 내가 잔뜩 졸린데다 미안함이 가득한 목소리로 토순이야...... 나 졸려...... 하고 자러 들어갔고, 토순이는 오지 않는 잠을 억지로 청하며 나를 보냈다. 다른 건 다 괜찮지만, 내가 먼저 자러 가는 것 하나만큼은 서운하다고 말하는 토순이였다. 솔직히, 다른 게 다 괜찮은지는 모르겠다. 시도 때도 없이 나오는 무리수 개그도 서운하다고 했었다.

그런데 요즘엔 이상하게 그게 바뀌었다. 토순이가, 열두 시만 지나면 쏟아지는 졸음을 주체를 못한다. 어제는 역대 졸음통화 중에서 단연 압도적인 졸음통화가 이어졌다. 토순이가, 신나게 얘기를 하다가 목소리가 점점 작아지더니, 급기야는 말이 없는거다. 내가 말을 하면 한 어절마다 응, 어, 헐, 그래, 맞아, 하는 등의 각종 추임새를 넣어주는 토순이이기에 그 차이는 금방 느껴진다. 말이 없는 건 셋 중 하나인데, 5% 정도의 확률로 다른 무언가를 하느라 말을 못하는 경우(이 때는 보통 '잠깐만~'이라고 말한다.)가 있고, 또 5% 정도의 확률로 통화 감도가 좋지 않은 경우(요즘 이게 늘었다. KT의 네트워크 품질이 점점 나빠지고 있다. 이러다간 AT&T나 소프트방크 꼴이 날 것 같아 두렵다.)가 있고, 나머지 90%의 확률로,

토순이가 잠이 들었다.

잠이 얕게 들었다가, 내가 "여보세요?" 하면 잠깐 또 깨서 "응? 아니야 안 졸려..." 하다가 다시 잠에 빠져들곤 한다. 어제는 거기다, 평소에 안 하던 잠꼬대를 하는 거다. 자기가 돼지(토순이는 나를 돼지라고 부른다)한테 사랑한다고 말하려고 했는데, 물고기가 와서 잡아먹었다는 얘기를 했다. 읭??????????????? 잠시 후에는, 난데없이, 거북이가 속았단다. 무슨 말이냐고 하니까, 토끼가 거북이를 속였단다. 이건 또 무슨 얘기야 ㅋㅋㅋㅋㅋㅋㅋ

토순이가 용궁 꿈을 꾸고 있었나보다, 바다 속 세상 얘기를 저렇게 신나게 한 걸 보니까. 평소에 꿈을 잘 안 꾼다고 하더니, 어제 모처럼 꾼 꿈이 하필이면 용궁 가는 꿈 ㅋㅋㅋㅋㅋㅋ


????????


아침에 이 얘기를 했더니, 기억이 안 난다며 발뺌하다가, 놀리지 말라며 울상이다. 귀여워 죽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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